2018년에 쓰는 나의 첫 실패
by 김지운
2017년은 나의 첫 실패가 있던 한 해였다.
2015년 9월 1일 입사하던 때 가 생각난다. 처음 입사제의 전화를 받았을 때 나는 아직 재학중이기도 하고 대기업에 대한 무조건적인 동경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입사 과제는 메일로 보내주세요’ 하고 코 웃음을 치고 친구들과 커피를 마시며 놀았다.
전화상으로 이야기하길 본인들은 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그래서 입사과제는 내일 아침까지 보내라고 하는 이야길 듣고 생각한건 내가 지금 돈을 받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촉박하게 뭘 해야하나? 하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재미있게 놀았다.
그렇게 하루종일 친구들과 커피를 마시며 수다도 떨고 담배도 태우고 게임방에서 새벽까지 놀고 집에 왔는데 갑자기 불현듯 오후에 받았던 전화가 생각이 나서 메일을 확인하고 입사과제를 보는데 Web관련 위치기반 게시판(html geolocation & java web & oracle) 과제가 와있는걸 보고 욕지기가 올라왔다(분명 난 android개발로 구직중이 었음).
그 순간 이상하게 욕지기가 치밀어 오름과 동시에 이런걸 입사과제로 내주다니 이런건 금방 해서 보내주마 하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그날 결국 작업을 완료해서 보내놓고(24시 ~ 06시까지 작업) 잠이 들었는데 면접을 보자고 연락이 온것이다.
대표님과 이사님이 면접을 보러 왔는데 처음 이야기를 나누는데 괜찮은 분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밥상머리 면접은 잘 진행되어서 같이 업무를 하자 이야기 하게되었다.
그렇게 나의 첫 직장(응용프로그램 개발쪽)이자 스타트업에서의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내가 입사할 때 직원 수는 대표, 이사, 디자이너, 개발자 이렇게 4명이었는데 내가 들어가면서 5명이 되었다.
입사를 하자마자 받은 업무는 1주일뒤 고객에게 전달하기로한 어플리케이션(android)가 있는데 이전에 개발하던 사람이 나갔다.
이걸 기간내에 마무리해서 전달해야한다 라고 하며 안드로이드 코드를 하나 줬다.
위치기반 앱이었는데 우리 회사에 있던 클라이언트 개발자와 외주 서버개발자 2명이 같이 진행하던 프로젝트 였다.
처음이기에 당연히 문서와 코드분석을 시작했는데 내가 들은 서비스와 코드로 구현되있는 기능들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일단 REST API 서버작업이 외주개발자가 Ruby on Rails로 진행했는데 이것들이 하나도 연동이 안되있었으며 해당 API연동해서 작업해야 할 부분들을 로컬(SQL Lite)에서 진행하도록 해놨더라(진짜 욕함 ㅋㅋㅋ).
이 때가 데드라인 4일전이었다.
일단 첫 회사에서 받는 첫 업무였기에 최선을 다하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이건 아니다 싶어서 나도 모르게 C8~!!!!을 외쳤다. 근무하는 곳이 처음엔 성남 오리역 쪽 오피스텔에 있었다(이사님, 디자이너, 나 , 다른 개발자 함께 숙식 및 업무).
뒤에서는 이사님이 거의 울듯한 표정으로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러건 말건 이걸 나보고 지금 어쩌라고 던진건지 싶은 마음에 나도 모르게 입으로 나와버렸다.
결국 어떻게 일이 진행되어서 이렇게 되었나 싶어서 IDE창은 끄고 이사님과 이야기를 했다. 이사님 왈 ‘000(전에 있던 개발자)에게 고객 미팅과 외주 개발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전부를 맡겼다.
그런데 둘이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되더라. 그래도 믿고 맡겼다.’였다. 듣고 나니까 더 화가 났지만 처음이라는 프리미엄이 붙었으니 어떻게든 해결해 보자 해서 처음 시작한 작업이 코드(내부 DB 사용) 삭제였다.
애시당초 문서는 던져 버렸다. 고객이 요구한 사항과 다른 기능 구현이 되어있는 상황에서 문서는 의미가 없었다. 여러 클래스를 지우고 눈에 보이는 연동부분을 지우고 빌드하고 에러나면 찾아서 수정하고 지우고 빌드하고를 2일간 해서 겨우 다 지웠다.
하지만 난관이 남아있었다. 서버 개발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부재로 인한 API와 화면의 불일치였다(서로 다른앱인 줄). 거의 하루에 1~2시간정도의 수면을 취하고 서버 개발자와 이야기하며 수정할건 수정하고 추가로 필요한 API는 작업하고 화면 수정하고 하며 겨우 데드라인에 맞춰서 끝내서 APK를 전닳 할 수 있었다(주말이고뭐고 밤샘 전달 당시 월요일 새벽 6시였음).
전달하고 오피스텔에 있는 라꾸라꾸에서 잠을 자고있는데 핸드폰이 아침 8시부터 울리는데 이 때 난 직감했다.
아! 버그!~ Bu Buu Buuug!!!
였는데 그건 아니었고 단지 엑셀에 25개였나 30개의 수정 및 추가 요청 사항이 왔다. 대부분 클라이언트 쪽 기능들에 대한 수정 사항 및 추가 사항이었는데 정말 악으로 수정해서 전달했다.
정말 즐거운 첫 프로젝트의 기억이었다. 그래도 다행히 급한 불들은 끄게 되었고 덕분에 인정 받을 수 있었다.
이후에도 그런저런 C8을 외치게 하는 프로젝트 들을 진행하면서 나는 답답함을 느꼈다(자체 서비스 개발에 대한 갈망). 애시당초 회사에 입사한게 자체 서비스 개발에 대해 대표님과 이사님이 강하게 주장하여서 들어왔는데 자꾸 외주 프로젝트들 그것도 시간도, 돈도 안되는 그런 프로젝트들만을 진행하면서 지치게 되었고 결국 터졌다.
대표님과 이사님에게 서비스개발은 언제하느냐 따져 물으며 싸웠는데 돈이없단다… 그래서 서비스 개발할 총알 마련할 계획을 ppt로 작성해서 발표하며 ‘3년내로 성공 못하면 책임지고 나가던가 원하시면 일하겠다.’
라고 하고 진행하게되었다.
이 때가 입사하고 한 6개월 정도 지나갈 때 였다. 회사에서 월급은 체불되고 상당히 힘든 해였다.
그렇게 주장해서 진행된 프로젝트가 스탬프투어의 템플릿화였다. 그 때 당시에 카카오 스토리 광고가 한참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광고에서 나오는 애니메이션과 같이 스탬프투어의 스탬프를 찍는 부분과 같은 몇가지 곳들을 고객이 선택 할 수 있도록하되 나머지 부분은 전부 동일한 프레임으로 가자 였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전국 지자체 20여곳정도 서비스). 회사의 매출도 늘었으며 이는 회사의 인력에도 영향을 주었다(개발자 5명으로 증가, 디자이너 1명 증가).
난 이정도면 어느정도 되었구나 이제 자체 서비스에대한 개발을 진행해도 되겠지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었다. 오너 입장에서 지금 당장 돈이되고 당장 회사의 목줄인 사업을 줄이거나 포기할 생각을 안 한다는걸 난 개발자입장에서만 생각해서 못한것이다.
당장 서비스 아이디어회의 및 기획을 하자 라고 이야기한 순간 나온 이야기는 아이디어를 들고 오라는 이야기였다.
난 기존에 대표님과 이사님이 기획했던(하지만 내부에서 모두가 다시 기획 해야한다고 이야기한) 아이템을 다시 기획하자고 이야기 하였다.
하지만 대표님과 이사님 입장에서 내가 빠진(다른 일에 집중) 상황에서 현재 진행하고있던(스탬프투어)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없기에 그렇게 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고 결국 다시 나는 하기 싫은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다(물론 내 돈으로 하는게 아니기 때문이기도 함).
그러던 와중에 다시 한번 위기가 찾아왔는데 임금체불이 거의 3개월 가까이 이루어졌다.
이를 해결하는 과정중에 결국 나는 회사입장에서 부품이었다는 느낌을 받도록 회사측에서 아무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이를 오히려 직원들이 해결해야하는 상황에 처하면서 결국 팀원들에게 퇴사의사를 밝혔다.
2년3개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그런 시간동안 난 초반 1년은 열심히 일(코드 짜는)한것같다. 하지만 그 후 1년 3개월은 계속되는 비슷한 프로젝트(사실상 업무시간은 하루에 1시간정도)와 팀원들의 요구사항과 오너의 입장차 사이를 조율하는(하루 2~3시간 통화)역할을 하며 놀았다.
물론 생산성의 향상으로 인해 코드 짜는 시간이 단축된 이유도 있지만 결국 내 코드였기 때문인 이유가 더 컸다.
물론 개인 사업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영업, 인력관리, 제품관리, 팀 리딩, 회계등에 대한 공부를 할생각 이었기때문에 실제 겪으면서 영업, 인력관리, 제품관리, 팀 리딩은 어느정도 감은 잡은것 같다.
하지만 깊이가 깊지는 않은 어중간한 그런 경험을 한것같다.
팀을 리딩하고 인력관리를 할 때 나 한사람에게 의존적인 조직을 안만들기 위해서 거창하게 말하면 교육(함께 하는 공부)을 진행하고 시간이 나는대로 혹은 질문이 오는대로 알려주고 같이 보고 했는데 결국은 실패 했다.
내가 겪은게 전부가 아니기에 이번 실패를 통해 얻은 것들이 전부 통용되지도 않을 것이라는게 더 짜증나지만 그래도 한 고비 넘어서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게 되었으니 나름 괜찮은 2년3개월이었다.
인생은 불확실한 것이고 성공에는 운이 필요하다고들 하는데 인생은 불확실하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노력하면 쪽박에 대한 확률을 줄일 수 있고 운이 좋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1월1일까지 휴식하고 개인프로젝트등에 힘을 쏟기로 약속했는데 2일이나 지나도록 먹고 자고 놀았다.
게으름은 더 이상 없어야 겠다고 다짐한다.
그런 의미에서 1일 1포스팅, 1일 1 커밋(개인프로젝트) 주제는 자바 리펙토링 책을 읽으며 느낀점 혹은 코드등에 대한 내용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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